파랑과 조석
파랑은 바람이 해수면에 일으키는 파동현상으로서 일단 생기면 앞으로 계속 전진한다. 강풍이 불 때는 파랑이 크게 일면서 바다가 거칠어지는데 바람의 영향권 안에서 발생하는 불규칙한 모양의 파랑을 풍파라고 한다. 풍파는 풍속이 빠를수록, 바람이 오래 불수록, 바람이 먼 거리를 불수록 커진다.
조석은 달과 태양의 중력에 의해 일어나는 바닷물의 운동을 말한다.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에서는 밀물과 썰물이 하루에 두 번씩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밀물이 들어와 해면이 높아지면 그것을 고조 또는 만조, 들어왔던 물이 써서 해면이 낮아지면 그것을 저조 또는 간조라고 한다. 조차란 고조와 저조의 수위차를 가리킨다. 지구와 달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보름 및 그믐 중심의 기간에는 달과 태양의 기조력이 지구에 대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조차가 최고에 이르며, 이를 대조 또는 사리라고 한다. 그리고 달과 태양이 지구에 대해 직각으로 놓이는 반월 중심의 기간에는 조차가 가장 작아지며 이를 소조 또는 조금이라고 한다.
파랑의 운동
파랑의 규모는 파고, 파장, 주기로 표시한다. 파고는 파정과 파저간의 높이, 파장은 한 파정과 다음 파정간의 거리, 주기는 한 파정이 다음 파정의 위치로 전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바람이 한 방향으로 계속 불면 해류가 흐른다. 풍파가 바람의 영향권을 벗어나면 점차 그 모양에 변화가 일어난다. 즉 모양이 매우 불규칙하던 풍파는 파고가 낮아지고 파장과 주기가 길어지며, 대체로 사인곡선을 그리면서 전진하는 스웰로 변한다. 맑은 날에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랑은 스웰이다. 스웰도 전진함에 따라 파고가 낮아지고 파장과 주기가 길어진다. 파고가 낮아진다는 것은 파랑의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얕은 바다에서 전진하는 파랑을 천해파라고 한다. 천해파는 수심이 얕아짐에 따라 전진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파장이 짧아지는 동시에 파고가 높아진다. 해안선 가까이에서는 파고가 더욱 높아지며, 파랑의 전체적인 전진속도보다 파정의 그것이 빨라진다. 그리고 파정은 결국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쇄파를 이루게 된다. 파랑이 사빈으로 접근하는 경우, 파정이 쇄파로 부서진 후 앞으로 밀려가는 바닷물은 사빈으로 기어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데, 기어올라가는 물을 스워시, 흘러내려오는 물을 백워시라고 한다. 스워시가 사빈으로 기어올라가는 방향은 파랑의 접근방향과 같다, 즉 스웰이 비스듬히 사빈으로 접근하면 스워시도 비스듬하게 사빈으로 기어올라간다. 그러나 백워시는 곧바로 흘러내린다. 사빈이 길게 뻗어있는 해안에서는 스워시와 백워시가 반복될 때마다 모래가 지그재그 운동을 하면서 해안선을 따라 조금씩 이동한다. 해안선을 따라 모래가 이와 같이 이동하는 것을 비치드립팅이라고 한다.
파랑의 굴절과 연안류
출입이 심한 해안으로 파랑이 접근하는 경우, 돌출부인 곶 또는 헤드랜드의 전면에서는 일찍부터 속도가 느려지고, 수심이 깊은 만에서는 늦게까지 속도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직선을 유지하던 파정선은 대체로 수심선과 조화를 이루면서 구부러지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파랑의 굴절이라고 한다. 파랑의 굴절현상은 파랑이 직선상의 해안으로 비스듬히 접근할 때도 일어난다. 파랑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파고가 높은 파랑은 에너지가 많고, 파고가 낮은 파랑은 에너지가 적다. 그런데 파랑의 굴절현상은 균일하게 유지되던 파랑의 횡적인 에너지 분포에 변화를 일으킨다.
파랑의 에너지는 곶 또는 헤드랜드에서는 집중되고, 만에서는 분산된다. 헤드랜드에 해식애가 형성되는 것은 큰 파랑이 밀려와 파식이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고, 만에 사빈이 발달하는 것은 수면이 잔잔해서 모래가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랑은 물의 궤도운동으로 성립하지만 바닷물은 앞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쇄파대 안쪽에서는 수면이 약간 상승하는 동시에 바닷물이 연안류를 이루면서 해안선과 평행하게 옆으로 흘러가게 된다. 연안류는 해안선이 직선상으로 길게 뻗어 있는 해안으로 파랑이 비스듬히 접근할 때 탁월하게 발달하며, 유속이 1~2노트에 이르는 것은 보통이다. 사빈의 쇄파대에서는 파랑이 부서질 때 해저의 모래가 물에 뜨거나 요동되기 때문에 연안류가 이를 쉽게 운반할 수 있게 된다. 연안류에 의해 퇴적물이 이동하는 것을 롱쇼어드립팅이라고 하며, 그 방향은 비치드립팅과 같다. 장기적으로 볼 때 해안선이 비교적 단조로운 해안에서는 모래가 비치드립팅과 롱쇼어드립팅에 의해 한 방향으로 흐른다. 이것을 하천에 비유하여 퇴적물류라고 한다. 우리나라 동해안의 경우에는 북동쪽에서 밀려오는 파랑이 연중 가장 우세하며, 전반적으로 퇴적물이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흐른다. 퇴적물류는 특히 사빈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모래가 요동되는 쇄파대를 따라서는 좁고 기다란 바가 형성되며, 쇄파대 안쪽에 집적되는 바닷물은 이러한 바에 막혀 쉽게 바다 쪽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 그러나 수면이 충분히 높아지면 과다한 물이 바를 가로질러 좁은 수로를 파면서 바깥으로 흘러나가는데 이를 립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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